경상도 사찰

창원 비음산 불곡사

Pine Tree(소나무) 2009. 7. 1. 19:12

일시 : 2009, 6, 7 (일)

날씨 : 맑음

 

 

우곡사를 출발하여 불곡사를 향한다.

불곡사는 창원시 대방동 비음산 남쪽 기슭에 위치하고 있는데 비음산은 경상남도 창원시와 김해시 진례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창원시민의 휴식처이다. 비음산 중턱에 자리한 불곡사는 창원 도심과 가까운 곳에 있다.

창원시청을 지나 대방동으로 들어오면 아파트 단지들이 즐비한데, 이 아파트 단지를 지나다 보면 불곡로와 불곡사라는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이정표를 따라 조금만 가면 불곡사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불곡사는 불곡로 바로 위에 있으며 좌우로 병풍처럼 비음산이 감싸고 있고 아래로는 대방동이 훤히 한눈에 들어온다.

 

통일신라시대 경명왕(재위 917~923년) 때 구산선문 가운데 하나인 봉림산파를 개창한 진경(眞鏡)스님이 창건한 불곡사.

오랜 세월 동안 절터로 남아 있다 1900년 초기에 중창불사가 이루어졌는데, 중창 전 불곡사 뒤쪽은 가음정과 대방동, 사파정을

왕래하는 길이 있었다고 하며 길가에 파손된 불상과 무수한 기와 조각이 흩어져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부처골’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절 이름도 ‘부처골’을 한자로 옮겨 불곡사(佛谷寺)라고 쓴 것으로 보인다.

부처님과 인연이 깊은 창원 비음산 남쪽 기슭에 온전한 모습의 비로자나불상이 발굴 되었는데, 신라시대 조성한 것으로 진경스님이

창건한 것에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중생과 부처님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뜻의 지권인을 하고 있는 비로자나불은 창원 최초의

보물(보물 제436호)로 지정된 석불이기도 하다.

 

또 불곡사 입구에는 유가(儒家)의 문이 불가(佛家)의 문으로 옮겨진 일주문이 있다. 원래 창원부 객사 문이었던 것을 웅천향교로 옮겨

사용하다가 향교가 폐교되자 불곡사로 옮겨 오게 되었다고 한다.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객사와 향교로 옮겨졌다가 부처님의 불법에 귀의라도 하고 싶었던 걸까? 불곡사 일주문은 결국 방황을 멈추고

부처님의 땅으로 들어와 절로 들어오는 첫 문인 일주문이 되어 스님들의 불경 소리를 듣고 서 있다.

 

기둥 위에 몸 트림을 하고 있는 용과 거북이, 그리고 호랑이를 각각 민화로 조각한 불곡사 일주문은 일체중생에게 부처님의 진리는

그 어느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빛임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비음산 중턱에 자리한 불곡사는 아담하다. 그래서 더욱 부처님의 숨소리가 가깝게 느껴지는 가람은 뒤덮고 있는 울창한 수림으로

도시 사람들에게 편안한 안식처가 되고, 마음의 때를 씻을 수 있게 한다. 일주문을 지나 세음루 아래의 석계를 올라서면 비로전 안의

부처님이 맑은 미소로 반겨주니 그 빛이 눈에 부시다.

 

  불곡사 전경

 

 일주문

 

불곡사 입구의 일주문은 원래 사찰의 일주문이 아니라 3백여 년 전에 창원 객사 문이었다. 이후 1822년 웅천향교로 옮겨 사용하다가

1943년 우담화상이 지금의 불곡사로 옮겨 세웠다고 한다.

일주문의 기와에 ‘강희 24년 을축 .........’이라 새겨진 글귀로 보아 조선 숙종 11년(1685)에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규모는 정면 3칸으로 사람 인(人)자 모양의 맞배지붕을 올렸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서 장식하여 만든 공포는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계 양식의 전각으로 일주문으로서는 규모가 큰 편이다. 기둥은 4개를 일열로 배치하고 창방과 평방을 얹고 동서

기둥 위에 각 한 마리씩의 용두와 중간 두 기둥 위에 남북으로 각각 두 마리씩의 용두를 얹어 6용을 7m의 원통 소나무로 입체감 있게

조각하였다.  현재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33호로 지정되어 있다.  

 

 요사  비음선실 

 

 

  비음선실 앞에는 사리탑으로 보이는 탑이 한기 세워져 있다. 

 

 세음루

 

일주문을 지나면 중정 입구에 2층 누각이 세워져 있는 것이 세음루이다.

세음루는 1929년에 세워진 것으로 2003년 새로이 중창한 것이며 정면 3칸에 측면 2칸으로 여덞 팔(八)자 모양의 팔작지붕을 올렸다.

공포는 익공계이며 처마는 겹처마에 2층에는 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기단은 자연석으로 놓은 다음 다듬돌 주초석 위에 1층에는 3분의1 정도는 돌기둥으로 하고 그 위에 다시 나무기둥을 올려놓았다.

2층은 휴식공간과 종무실로 사용하고 있으며, 비 오는 날 빗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차의 향기가 더욱 진하게 느껴지게 하는 전각이다.  

 

 세음루 우측으로 공덕비와 부도탑이 있다. 

 

 요사  정심당 

 

 비로전

 

창원에서 최초로 보물로 지정된 석조비로자나불을 봉안하고 있는 전각이 비로전이다.

규모는 정면 3칸에 측면 2칸으로 팔작지붕을 올렸으며 공포는 익공계이며, 처마는 겹처마에 단청이 되어 있다.

기단은 다듬돌로 놓고 자연석 주초석 위에 원주기둥을 세웠다.

법당 안으로 들어가면 마룻바닥을 깔고 중앙에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석조비로자나불이 봉안되어 있다.

 

 

 

 

  불곡사  석조비로자나불 좌상    보물  제 436 호

 

불곡사 비로전에 봉안되어 있는 비로자나불은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비로자나불상이다.

대방동 비음산에 묻혀 있는 것을 발굴하여 비로전에 봉안하였다. 불상은 높이 101cm, 대좌높이 89cm로 불신과 대좌가

완전하게 남아 있으며, 육계는 크고 펑퍼짐하며, 얼굴은 계란형으로 부드럽게 미끄러지며 둥글고 단아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백호는 양 눈썹 사이에서 아래로 약간 내려와 있고, 코 밑의 인중은 선명하게 두드러져 입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

귀는 짧은 편이며, 목의 삼도는 뚜렷하게 표현되었다.

 

비로자나불의 두 손은 불과 중생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뜻을 담고 있는 지권인(智拳印)을 하여 가슴 앞에 포개어져 있다.

다리는 왼쪽 다리 위에 오른쪽 다리를 포갠 결가부좌의 자세이며, 어깨와 가슴이 단정한 인간적인 신체 형태에 법의(法衣)는

양쪽 어깨를 덮고 가슴이 넓게 노출되었다.

 

대좌는 8각으로 상대는 3단의 각형 받침 위에 화려한 중판연화문(重瓣蓮花文)이 되어 있으며, 중대의 8면에는 각각 합장한 보살상이

새겨져 있고, 맨 아래 8각 받침의 하대는 각 면에 안상(眼象)을 배치하고 그 안에 사자 등 약간씩 다른 동물상을 묘사하고 있다.

 

 

 

  노전대통령의 영정이 있다.

 

  광배로 보이는 석물 

 

 칠성각

 

비로전 왼쪽에 위치한 칠성각은 1929년 중건하여 1985년 새로이 중창하였다.

규모는 정면 3칸에 측면 2칸으로 맞배지붕을 올렸다. 공포는 익공계이며 처마는 겹처마로 단청이 되어 있다.

기단은 자연석 돌로 쌓았으며, 주초석은 기둥과 같은 크기의 둥근 다듬돌을 사용하여 원주기둥을 세웠다.

정면 어칸에는 2분합 팔각문을 달고, 좌우 협칸에는 2분합 띠살무늬문을 달아 출입을 가능하게 하였다.

 

 칠성각 내부

 

법당 안으로 들어가면 1965년에 조성한 칠성탱과 산신탱, 독성탱을 봉안하고 있다. 칠성탱은 칠성여래 좌우에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이

협시하고 있으며, 독성상은 오른쪽 무릎 위에 염주를 쥔 오른손을 올려놓은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산신탱은 포효하고 있는 호랑이 등위에

산신이 앉아 있는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관음전

 

비로전 왼쪽에 자리한 1996년 중건된 관음전에는 금동 천수천안관세음보살(千手千眼觀世音菩薩)을 봉안하고 있다.

규모는 불곡사에서 가장 크며, 정면 5칸에 측면 3칸으로 열덞 팔자(八)자 모양의 팔작지붕을 올렸다. 공포는 익공계이며 처마는 겹처마에

단청이 되어 있고, 벽면에는 팔상도를 그렸다.

정면 어칸은 3분합 팔각문을 달고, 좌우 협칸에는 2분합 팔각문을 각각 달아 출입을 할 수 있게 하였다.

법당 안으로 들어가면, 정면에 불단을 조성하고 금동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을 봉안하였다.

 

 관음전 내부

 

천수천안관세음보살 또는 천비(千臂)천안관음이라고도 하며, ‘천’은 무량, 원만의 뜻으로 ‘천수’는 자비의 광대함을, ‘천안’은 지혜의

원만과 자재함을 나타낸다. 천 개의 손바닥 하나하나에 눈이 있어, 모든 사람의 괴로움을 그 눈으로 보고, 그 손으로 구제하고자 하는

염원을 상징한다.

천수천안관세음보살 좌우에는 남성동자입상과 해상용왕입상이 협시하고 있으며, 불화는 후불탱과 신중탱, 천수관음도, 지장탱을

봉안하고 법고, 범종이 함께 봉안되어 있다.

 

  원주실

 

 종각 

 

종각은 명부전 왼쪽에 세워져 있으며, 규모는 정면 1칸에 측면 1칸의 사각뿔 모양의 사모지붕을 올렸다.

주초석은 둥근 다듬돌을 놓은 다음, 원주기둥을 세웠으며 공포는 익공계이며 처마는 겹처마에 단청이 되어 있지 않다.

2003년에 세워진 범종각은 지금도 불사가 진행 중에 있으며, 1968년에 만들어진 범종은 종각에 달려 있지 않고 바닥에 놓여 있는 상태다.

범종은 상대와 하대에 연꽃무늬가 새겨져 있으며, 종복에는 구름위에서 피리를 불며 하늘을 나는 비천상을 새겨 놓았다.  

 

  명부전

 

비로전 오른쪽 관음전을 마주보고 세워진 명부전은 1929년 세워져 2003년 중창되었다.

규모는 정면 3칸에 측면 2칸으로 맞배지붕을 올렸다. 공포는 익공계이며, 처마는 겹처마에 단청이 되어 있다.

주초석은 둥근다듬돌을 놓고 원주기둥을 세운 다음, 정면 어칸에 3분합 빗살무늬문을 달고 좌우 협칸에는 2분합 빗살무늬문을 달아

출입을 할 수 있게 하였다.

 

 명부전 내부

 

법당 안으로 들어가면 정면에 불단을 조성하고 지장보살을 주존불로 하여 좌우 보처로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이 협시하고 있다.

지장보살은 연좌 위로 왼쪽 다리는 올려놓고 오른쪽 다리는 내린 상태로 앉아 있으며, 왼손에는 보주를 올려놓고 오른손에는

석장을 쥐고 있다. 삼존불 뒤로는 후불탱을 봉안하고 후불탱 좌우에서 시작하여 좌우측 벽면까지 시왕탱을 봉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