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사찰

불명산 화암사

Pine Tree(소나무) 2010. 5. 23. 09:16

[불명산 화암사]

2010, 4 , 24  

맑음

 

 

위봉사를 출발하여 화암사로 가는 길은 차도를 벗어나 비포장의 산길을 제법 오른뒤 좌측에 작은 공터를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우측에 화암사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화암사의 정확한 창건시기는 알 수 없으나, 조선초의 기록인 「화암사중창비문」에 따르면 신라시대인 7세기 경

원효(元曉)ㆍ의상(義湘) 두 스님이 이곳에 절을 짓고 수행했다고 한다. 중창비에 창건내력이 전한다고  하는데

 

옛날 신라의 원효와 의상 두 조사께서 중국에 유학을 갔다가 도를 얻고 귀국하여 이곳에 주석하였다.

두 분은 사찰을 짓고 머물렀는데, 절 법당의 주불인 수월자용(水月姿容) 보살은 의상스님이 도솔산에 수행하러 갔다가

친견했던 지용과 등신(等身)으로 조성한 원불(願佛)이었다. 절의 동쪽 고개에는 원효대(元曉臺)라는 법당이 있고

절의 남쪽 고개에는 의상암(義湘庵)이라는 암자가 있으니, 모두 두 분 조사께서 수행하시던 곳이다….

 

비문의 내용처럼 화암사는 당시 원효ㆍ의상 스님의 수행처로 알려져 있고,

사찰 동쪽과 남쪽 고개에 원효대와 의상암이라는 암자가 세워져 있었다고 한다. 이후의 연혁 역시 찾기 힘드나

고려시대에 문인 백문절(白文節, ?-1282)이 이곳에 들린 후 남긴 시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전하여,

고려 말에도 화암사에 법등이 이어졌음을 말해주고 있다.


조선초기인 1425(세종 7)에 와서 성달생(成達生, 1376-1444)이 절터만 남아 있던 이곳을 자신의 원찰로 삼기 위해

중창하였으며, 이때 해총(海聰) 스님 등이 불사를 주관하였다.

화암사중창비문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1441년(세종 23)에 성달생이 써놓은 글로서, 그 후 130여 년이 지난 1572년(선조 5)에

비가 건립된 것이다.


1440년(세종 22)에 극락전을 건립하였으며, 임진왜란으로 일부 건물이 소실되어 1606년(선조 39)에 극락전을 중건하였다.

1611년(광해군 3)에는 성징(性澄) 스님이 3번째 중창을 하였고, 1629년(인조 7)의 4창(創) 후 1666년(현종 7) 영혜(靈惠) 스님에

의한 5창이 있었으며, 1711년(숙종 37)에 다시 6창한 후 극락전상량문을 지었다.

 

1830년(순조 30)에 명부전 지장시왕탱, 1835년(헌종 1)에 산신각 산신탱을 조성하였으며, 1858년(철종 9)에 의상암의 신중탱을

조성하였는데 의상암이 없어지면서 극락전 내부로 옮겨 봉안하고 아울러 명부전의 각 시왕탱을 조성하였다.

1871년(고종 8)에 극락전 현왕탱, 1917년에 극락전의 칠성탱 및 괘불을 조성하는 등 19세기에서 20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사찰의

불화를 새롭게 단장하였다.


근래에 와서는 1981년ㆍ2002년에 각각 노후한 극락전을 해체 보수하였고, 1982년에 산신각의 산신탱을 조성하여 현재의 가람으로

정비하였다고 한다.

 

 화암사 입구

 

 

 화암사 오르는 길

 

 불명산 등산로를 통해 오른다.

 

 오르는길 좌측 바위밑에 부도가 두기 보이지만 설명이 없어 내력은 알 수 없었다.

 

 아기자기한 계곡의 모습이 나타나고

 

 한참을 올라야 할것 같은 철다리가 나타난다.

 

 철다리 옆엔 폭포가 있는데 여름철 수량이 많으면 볼만 하겠다.

 

 안도현 시인의 싯귀가 걸려있고

 

 여러가지 그림들이 걸려있어 계단 오름의 힘겨움을 덜어준다.

 

 옆의 산자락에는 산벗꽃이 아직 피어있고

 

 이제야 계단의끝에 올라선다.

 

 계단을 올라서면 작은 폭포가 좌측에 보이고

 

 전각들을 개보수중인지 천막으로 덮어놓아 사찰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음이 못내 아쉽다.

 역사 공부를 하러 나온 인솔교사와 아이들의 조용한 재잘거림이 조용한 사찰의 적막감을 걷어내고 있었다.

 

 사찰에서 가끔 볼 수 있는 턱을 낮춘 문지방의 모습이 정겹다.

 

 한창 개보수 중이라 좀 어수선한 분위기 이다.

 

 적묵당의 창살과 기둥

 

 적묵당

조선후기에 설립된 적묵당은 정면 6칸 측면 5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ㄷ자형 구조를 하고 있다.

정면 어칸에는 ‘寂黙堂’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는데 필치가 힘 있어 보인다.

 

 불명당

적묵당을 마주보고 있는 정면 3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지금은 요사로 사용하는것 같다.

 

 극락전     보물  제 663 호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의 맞배지붕 다포양식의 건물로 1981년 수리할 당시 묵서명(墨書銘)이 발견되어

1606년(선조 39)에 건립되었음이 밝혀졌다. 이 묵서명과 우화루에서 발견된 상량문 등을 통해 볼 때

고려 후기에 중창되었다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1606년에 중건한 뒤 1714년에 다시 중수한 것으로 여겨진다. 


건물은 잡석기단(雜石基壇) 위에 자연석 덤벙주초를 놓고 민흘림기둥을 세웠으며 공포는 외2출목 내3출목으로

외부는 앙서형(昻舌形)의 쇠서(牛舌)를 새기고, 내부는 연화초를 새겼다.

 

공포 위에는 하앙(下昻)을 경사로 얹어 외부에서는 처마의 하중을 받고 내부에서는 지붕하중으로 눌러주도록 함으로써

처마하중이 공포에 주는 영향을 격감시켰다. 그리고 앞쪽의 하앙은 모두 용머리 모양으로 조각하여 아름답게 꾸민 반면

뒤쪽의 것은 꾸밈없이 뾰족하게 다듬어 놓았다.

이러한 하앙식 구조는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근세까지도 많이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것인데다

백제계 공포의 흔적을 살필 수 있어 목조건축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금동아미타삼존불

 

건물 내부에는 중앙 칸 뒤쪽에 소박한 불단을 놓고 아미타삼존상을 봉안하였으며, 그 위에 닫집을 만들어 용을 조각하였다.

내부에는 근래에 조성한 금동아미타삼존상과 19세기 후기에 조성된 아미타후불탱ㆍ16성중탱ㆍ신중탱ㆍ현왕탱ㆍ칠성탱,

그리고 조선시대의 동종과 괘불이 봉안되어 있다.

 

 

 극락전 범종

 

극락전 안에 있는 조선시대 동종으로 현재 전라북도유형문화재 제40호로 지정되어 있다.

종의 맨 윗부분에는 꽃을 세워 도드라지게 장식한 문양이 있으며, 어깨에는 간략화된 꽃무늬 띠를 둘렀다.

 

어깨 아래로는 4개의 유곽이 있고 그 사이에 보살상을 새겼는데 유곽은 길이 25㎝, 폭 25㎝이며

덩굴무늬로 장식된 곽 안에는 9개의 유두가 있다.

유곽 밑에는 금철대시주(金鐵大施主)ㆍ동철대시주(銅鐵大施主)ㆍ보시(布施)ㆍ공양(供養) 등의 명문이 있으나

조성연대는 기록되지 않았다. 크기는 전체 높이 140㎝, 몸체 높이 85㎝, 입 지름 70㎝이다.

 철영제

입놀림을 삼가라는 뜻을 지녔다고 한다.

 

 부도

중창비 가는 길목에 외롭게 한기가 보인다.

 

 

 화암사 중창비

 

화암사의 중창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비로, 1441년(조선 세종 23)에 성달생(成達生, 1376-1444)이 비문(碑文)을 짓고

1572년(선조 5)에 세운 것이다. 비석의 규모는 높이 130cm, 넓이 52cm, 두께 11cm로 앞ㆍ뒷면에 모두 해서체로 된 894자가

쓰여 있는데 상당부분의 글씨가 마멸되어 완전한 해독이 불가능하다.


비는 넓은 사각받침 위로 비신을 세웠는데 비문의 내용을 보면, 신라시대에 원효ㆍ의상대사가 중국에서 귀국 후

이곳에 사찰을 짓고 주석하였고, 조선 태종 17년(1417)에 평안도 관찰사로 부임했던 성달생이 원찰을 짓고자 터를 찾아다니던 중

당시 터만 남아 있던 이곳에 절을 중건했다는 것이다.


또한 화암사 앞에는 의상대사가 서역에서 가지고 온 전단향목(栴檀香木)의 씨를 심어 기른 전단목(栴檀木)이 있었는데,

이것이 중국에까지 알려져 중국에서 사신을 보내 옮겨가 궁전 뜰에 심게 되었다는 것에서 화암사의 절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더불어 원효ㆍ의상대사와 성상국(成相國) 등의 뜻을 받아 보수하고 잘 지키라는 당부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전라북도유형문화재 제94호로 지정되어 있다.

 중창비 위쪽으로 잠시 오르면 앞이 확 트이는 전망 좋은 바위지대가 나오는데

 옛날의 원효,의상대사가 이곳에 않아 묵상에 잠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화암사 전경

 

개보수중이라 다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을 지닌채 화암사를 내려와 귀경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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